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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10기 지원 - 나의 삶의 지도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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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10기 지원 - 나의 삶의 지도 🏃🏻‍♀️🗺️

rhanziy 2024. 9. 13. 15:12

질풍노도의 첫번째 시기 중딩

'어린 시절'을 당장 떠올리면 나는 중딩시절이 떠오른다. 동네를 벗어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빠르게 바뀌는 유행을 경험하며 취향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나이여서 그런 것 같다. 그 때는 또래집단의 power✨가 컸기때문에 정신없이 휩쓸리기도 했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내가 몰래 즐겼던 것들이 떠오른다. 일단 혼자만의 시간은 역시 모두가 잠자는 조용한 새벽을 좋아했다. 이때부터 올빼미 기질이 형성되었나... 어린시절의 나는 참 상상력이 풍부했던 것 같다. 그 당시 유행하던 책 시크릿ㅋㅋ을 감명 깊게 읽고는 눈을 감고 미래에 나는 어떤 모습일지를 마음 속으로 생생하게 그려봤는데,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높은 낭떠러지를 끼고있는 도로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멋진 나!' 였다. 유치하기 그지없다.ㅋㅋ (지금은 차량 유지비를 제일 먼저 걱정하는 현실적인 어른이 되어있다. 왠지 서글프군,,) 그래도 참 밝았던 시절이였다. 그 당시엔 친구와 이유없이 멀어진 느낌에 기분이 보라색(?)이면서도 집에 오면 새벽에 투니버스에서 해주는 심슨이나 WWE레슬링 경기를 보며 우울한 감정에 얽매여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갖지 않았었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성격을 갖추게 된 것 같아서 새벽을 끝내주게 즐겨준 중학생이던 나에게 고맙다.
 

질풍노도의 두번째 시기 고딩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서 고딩 시절... 이때부터 나는 비주류적인 취향을 파고드는걸 즐겼다. 자아가 비대해져감에 따라 남들이 안찾는 분야에 관해 많이 앎으로써 나를 증명하고 싶었나보다. 예를 들면 일본 추리소설에 몇달 내내 푹 빠져 읽기도 했고, 단골 디비디방을 만들어 스릴러나 서바이벌 영화만 찾아보고 그랬다. 또, 시험기간이 끝나면 친구들과 만화방으로 달려가 고어한 만화를 즐겨봤다. 이 성향이 다행스럽게도 학창시절 순기능으로 작용해주었다. 정말 이상한 이유지만 나만의 취향을 다른 친구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파(?)하고자 학교 성적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딩시절 나는 인기있는 또라이가 되고 싶었나보다. 마침 글또가 '글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의 줄임말이길래 오랜만에 또라이라는 단어를 만나 내심 반가운 마음이다.
여담으로 이때 웹툰 '가담항설'을 읽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고, 나중엔 직접 써보고 싶었던 계기가 있었다. 대사가 와닿아 필사까지 해서 남겨두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고 풍부한 단어를 알게 된다는 건, 슬픔의 저 끝에서 부터, 기쁨의 저 끝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감정들의 결을 하나하나 구분해내는 거예요. 정확히 그만큼의 감정을 정확히 그만큼의 단어로 집어내서 자신의 마음을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거죠. 내가 얼마큼 슬픈지, 얼마큼 기쁜지.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무엇에 불행한지. 자신의 마음이 자신을 위한 목적을 결정하도록.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정확히 전달하도록. 같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감정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고, 같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감정의 흐름을 공유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만들죠." 여기서 느낀 깨달음은 감정의 정밀한 표현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었다. 글쓰기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타인과의 깊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질풍노도의 세번째 시기 

학창시절 형성된 성향을 바탕으로 이것 저것 준비하다보니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원래 미대 입학을 희망해서 입시미술을 오래 배웠는데, 지역인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합격해버리고 말았다. 어린나이에 2년간 내 색깔을 지우고 출퇴근을 반복하다보니 신물이 났나, 마음 굳게 먹고 퇴사 결정ㅋ 그리곤 원하던 대학은 아니였지만 고향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교육 출판사에 취직했다. 5인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다보니 디자이너로써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눈앞에 일이 있으면 파고드는 습성 탓에 사장님의 신임을 얻어 편집디자인팀을 총괄하는 경험도 했다. 하지만 어느 고등학교 학급게시판 작업을 하다가 직종 전환을 결심하게 되는데.... 이유인 즉슨 요즘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AI, 코딩 교육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였다!!!! 도태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 당시 유망한 직업으로 순풍이 불고있어 무작정 3년간 다니던 출판사를 퇴사하고 국비교육을 수강했다. 수강 후 지방에서는 개발자 풀이 적어 막막했던 구직활동이였는데, 노비도 대감집 노비가 낫다고하니 그제서야 서울에 갈 확신이 들었다. 그리하여 맞이하게된 서울라이프는 나에게 아주 신선한 충격들을 안겨주었다. 아침 복잡한 지하철 출근길,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있는 고층 빌딩 등 나빼고 모든 사람이 바쁘게 사는 것 같은 도시 속에서 나도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노력 끝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취뽀했지만 사수가 없는 소규모 개발팀이였기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았고, 그만큼 고군분투 했다. 그래도 안되는건 없다!
 

미풍이 된 현재 ⛵️

1년간 다니던 스타트업이 여러 사정으로 인해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고, 쉬지 않고 달려온 나의 20대가 지나 조금 잔잔해진 시점이다. 개발은 파고들수록 나에게 재미와 무력감, 양가감정이 들게한다. 오류를 찾고 수정하고 반영하는 과정에서는 추리문제를 푸는 것 같은 즐거움을 선사하다가도, 나에게 부족한 전공지식으로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안되는건 없다! 지금은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코드를 실행해 실험해 볼 수 있는 재정비 기회로 삼고 있다. 나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통찰이 첫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나 아쉬움을 느꼈던 많은 상황들을 이제 기록하고, 돌아보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더 단단한 개발자, 올곧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다. 최근 본 유튜브 댓글에 깊이 공감하며, 개발자로서의 여정과 개인적인 성장 모두에서 멋진 성과를 이루길! 

표준화된 성공을 넘어선 현대적 개념의 성공은 개인적 특성에 맞는 비표준화된 성공방식으로 [충족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적지를 지향할게 아니라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게 최고의 목적지에 도달한 나가 아닌, ‘최선의 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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